기업 첫 장애인 전용 공채..사회 소수 배려

글로벌 기준 맞추려 '다양성 관리' TF 운용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고졸 및 전문대졸 출신 4·5급 신입사원 230명을 한꺼번에 뽑아 현장에 배치하기로 한 것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또한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장애인뿐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 여성등 취업 및 직장 생활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마이너리티 그룹'을 국제 기준에 맞춰 관리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에만 장애인을 500명가량 채용하고 대학생 장애인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시행하는 등 장애인 우수 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전용 공채를 국내 기업 처음으로 도입해 최근 230명을 뽑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사무기기 및 컴퓨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거쳐 다음 달 전국 사업장의 기술·사무직 등 다양한 분야에 배치할 예정인 데 이어 하반기 같은 공채를 통해 4·5급 신입직원 200여명을 더 선발할 예정이다.



일반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하면서 장애인을 일부 포함하는 경우는 많지만, 국가기관이나 공기업이 아닌 주요 사기업이 장애인만 따로 채용하는 것은 첫 사례일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또 1~3학년 장애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디딤돌 인턴십'도 작년 처음 시행해 35명을 뽑은 데 이어 올해 50명으로 모집 인원을 늘리기로 하고 2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장애인 직원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이 회사에서 불편 없이 일할 수 있게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하고 있다.



장애인 경사로, 장애인용 화장실, 장애인 전용 보안 게이트 등을 증설하는가 하면 사내 식당 급식대를 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높이를 조절하고 사업장 내에 장애인이 주차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장애인이 맡을 수 있는 다양한 직무를 찾아내 채용의 질적·양적 수준을 높이려 최근 장애인고용공단에서 10년간 장애인 고용정책 수립과 취업 지원 업무를 수행한 지체장애 2급 중증 장애인을 영입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장애인 채용이 부쩍 늘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 장애인 의무고용률(2.3%)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장애인 고객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4년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QoLT(Quality of Life Technology)' 사업이 그것이다.



이 회사는 '장애인 접근권을 위한 유니버설 소프트웨어 인프라 개발' 과제에 참여해 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갤럭시탭을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을 위해 '블로우 마우스'(입김을 불어 작동시키는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게 USB 연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마우스를 무선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행보는 비단 장애인뿐 아니라 여성, 외국인, 신세대 등 채용이나 사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받기 쉬운 '마이너리티 직원'에 대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당연한 조치라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작년 12월 교육과학기술부와 마이스터고 학생을 삼성전자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는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해 장학생 100여명을 선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임직원이 서로 소통하고 각자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한편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제도와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용 중이다.



삼성전자 인사팀 원기찬 전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이 되면서 인적 구성이 다양화하고 있어 '다양성 관리'(Diversity management)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학력과 지역, 성, 나이, 인종, 장애 등의 차별 없이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해 인재를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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